겨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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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ry

겨울 호수

겨울 호수는 오늘도 안절부절
빙판에 신이 난 아이들이 쟁강쟁강
은구슬마냥 이리저리 굴러다니면
행여 깨져버릴까,
여윈 등허리를 힘껏 밀어올린다

짓궂은 발구름 하나가 꽝하고 떨어지면
심장이 내려앉듯 호수 밑바닥까지 철렁
가슴팍에 실금이 가는데
아찔한 속내도 모르는 아이는
다시금 허공을 천진하게 박찬다

땅거미가 슬금슬금,
웃음소리 잔물결처럼 멀어지면
비로소 안도의 숨을 길게 내뱉고
노을이 가져온 빨간약을 바르면
찰나간 발갛게 홍조가 스미고...

달이 높이 비출 때
시린 바람 바늘 삼고 별빛은 은실 삼아
터진 살 기우고
내일 다시 찾아올 어린 보물들을
가만히 기다린다